서울을 떠나 대만으로 – 나의 첫 이주, 퇴거의 모든 것
퇴사를 결심하고, 대만으로의 이주를 준비하면서 나는 수많은 이별을 해야 했다.사람들과의 이별은 감정적이었고, 생활과의 이별은 실질적이었다.그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이별은 ‘집’이었다.나에게 안락함을 주고, 또 수많은 기억이 쌓인 이 공간과의 이별은 단순히 열쇠를 반납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.집을 빼는 일,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버거운 일이었다.1. 당근에 팔아보려 했으나, 결국 돈 주고 버린 현실퇴거 준비의 첫 단계는 짐 정리였다.당근마켓에 이것저것 올리기 시작했다. 오래 쓴 책장부터 멀쩡한 전기포트, 작은 전신 거울까지.“이거는 누가 하나쯤은 필요하겠지…” 하는 마음으로 일주일 넘게 올렸지만, 연락은 없고 채팅창은 조용했다.겨우겨우 나간 것도 있었지만, 대부분은 팔리지 않았다.그리고 결국 나는 무거..
2024.05.31